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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정확성, 지금은 속보를 포기해야 할 때

이제 속보 경쟁이 중요시되는 시대는 지났다. 설사 타 언론사에게 단독을 빼앗기더라도,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기사는 결코 내보내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보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책임을 지고 정정 기사를 내보내겠다는 구체적이고 실현적인 선언을 하는 언론사가 등장하여야 한다. 독자도 마찬가지로 자극적이고 빠른 기사들에 집중하기보다는 얼마나 기사가 완결성이 있는지, 신뢰성이 있는지에 더 집중하여 기사를 소비하고 언론사를 평가해야 한다.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았던 과거와 다르게, 현재는 언론의 신속성과 정확성의 딜레마가 극심해졌다. 언론에게 신속성과 정확성은 어느 하나도 뒤쳐질 수 없는 중요한 요건이지만, 필자는 현대 사회의 언론과 독자들은 신속성보다 정확성을 중시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첫째, 독자들이 수동적으로 언론의 정보만을 받아들여야 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의 독자들은 능동적이며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다.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로의 변화에 따라 현재는 독자들이 충분히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고, 기사를 판단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기사나, 객관성이 결여된 기사, 한편으로 치우치고 프레임에 갇힌 기사를 신뢰하지 않는다. 둘째로는, 인터넷 언론사가 많아짐에 따라 속보 경쟁이 심화되었다. 특종이나 단독, 자극적인 기사는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높게 평가되곤 한다. 특종은 기자들에게도 큰 훈장이 되고,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는 기사의 조회수를 높여 인터넷 언론사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기사들이 정확성은 떨어지고, 신속성만을 중시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보와 제목만이 자극적인 기사가 계속 등장하게 된다. 이 기사들이 더 위험한 이유는, 현재가 인터넷이 발달된 시대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기사와 지라시, 오보에 따른 누리꾼들의 반응은 엄청나다. 오보는 순식간에 퍼지고, 사람들은 정정 기사에 관심이 없다. 익명의 가면을 쓴 채 키보드는 빠르게 눌리고, 한 사람의 인생과 한 가족의 인생이 처참하게 무너질 수 있다. 물론, 오보가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으며 오보를 법적으로 규제할 수도 없다.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크게 언론사 내부에서의 변화와 독자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언론사 내부에서 정기적으로 보도 윤리 강령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보도 윤리 교육을 통하여 기자들 스스로가 경각심과 윤리 의식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보도 윤리를 어겼을 때에는 벌점을 주거나, 정정 기사를 내보내야 한다는 규칙을 언론사 내에서 정립해야 한다. 언론사의 변화에 앞서 우리 개인의식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독자 스스로가 가짜 뉴스와 자극적인 기사를 판별하는 눈을 기르고, 비판적인 의식을 함양하며, 보도 윤리에 어긋난 기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고발해야 한다. 더불어, 오보보다 정정 기사에 집중하여, 정정 기사를 내는 언론사를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리 개인의식의 변화는 언론사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며 이로 인한 언론의 변화는 필연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