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나에게 쓰는 편지 - 실패에 대하여

나에게 쓰는 편지 - 실패에 대하여

 

 흔히 무언가를 실패한 자들에게 타인들은 지나간 일은 빨리 잊으라며 새로운 시작을 종용한다. 하지만,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실패자들에게 전하고 싶다. 당신의 실패를 기억해도 된다고. 당신이 얼마나 노력했음에도 실패했는지, 당신이 얼마나 아깝게 실패했는지. 그 모든 기억을 곱씹고 억울해 하기도, 서러워 해도 된다고. 그걸 기억할 수 있는 건 당신이고, 그걸 알아주는 건 당신이니까.

 많은 사람들은 또 말한다. 사람들은 과정을 기억해 주지 않는다고. 실패냐 성공이냐만을 기억하지 당신이 얼마나 아깝게 실패했는지, 그 실패를 위하여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는 기억하지 않는다고. 그러나, 동시에 그걸 기억할 수 있는 건 당신뿐이다. 그러니, 당신은 기억해도 된다. 얼마나 당신의 실패에 당신이 서러운지, 지금까지는 어떤 성적을 받았었는데 실전에서는 실패했는지. 모두가 궁금해하지 않고, 모두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당신은 기억해도 된다. 그 기억이 때로는 당신을 서럽게 하고, 무너지고 더 나아가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진할 것이다. 당신이 그토록 노력한 이유가, 그 실패에 그토록 아까워하는 이유가 당신이 나아가고 싶은 이유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사랑하는 일, 혹은 하고 싶은 일,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기에 당신은 당신의 실패를 곱씹고 아쉬워하며 또 도전할 원동력을 얻고, 실패와 기억이 지양분이 될 것이다. 남들이 성공하고 있는 와중에 겪는 실패가 불안해하고, 너무 오래 실패의 아픔에 머무르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는 당신은 또 다시 일어날 것이다. 바로 그 실패 때문에, 바로 그 불안함과 걱정 때문에, 그리고 몇 번이고 실패하면서도 놓지 못하는 기대와 희망, 그리고 꿈 때문에. 당신은 또 다시 일어서서, 도전할 수 있다.

 어쩌면, 가장 무책임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당신의 실패를 기억해도 된다고, 당신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이것보다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는가. 실패의 이면에서 당신은 당신만 생각할 수 없다. 실패로 인한 경제적 문제, 시간의 문제, 사회의 시선. 안타깝게도 당신은 생각할 것이 참 많다. 몇 년 동안 수백 수천을 들인 시험이 실패했다고 하자, 당신은 당신의 실패에만 슬퍼할 수 없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 부모님의 경제적 희생이 실패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흘러가 버린 시간에 대한 불안함.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또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당신은 또 다시 일어날 것이다. 시간이 불안하면 재빨리 일어나려고 할 것이고, 경제적 문제가 걸린다면 혼자 공부할 방법을, 아르바이트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게 당신이다. 당신은 머무를 생각이 없다. 무너지더라도 주저앉다가도 어떻게 하면 빨리 일어날 수 있을지,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그건 당신이 포기하고 싶지 않은 이유이고, 꿈에 대한 기대와 의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진. 나는 이 말을 참 좋아한다. 이 말은 내 어떤 상황과도 가장 잘 들어맞는다. 먼저, 내가 시험을 준비하거나 공부할 때 이 말을 계속 되내이곤 한다. 누군가가 한 말이 떠오른다. ‘이게 참 어려워요. 그래도 해볼까요?’ 그래도 해볼까요, 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진. 어려워 죽겠고, 하기 싫고 힘들고 그냥 다 놔버리고 싶어도 이 마법같은 말 한 마디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한 문제라도 더 풀게 된다. 그리고 무언가에 성공했을 때, 아직 이 경험은 없지만, 성공했을 때에도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성공의 기쁨은 최대한 누리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내 미래와 발전, 그리고 목표를 위해 도전하는 것, 사실 실패했을 때보다 성공했을 때 다음 도전을 하기가 더 어렵다. 성공을 경험한 순간, 성공이 얼마나 달콤한 것이고, 이루기 어려운 것임을 알기에 실패는 더 두려워진다. 그렇기에 실패했을 때보다 성공했을 때 실패는 더 무섭고, 새로운 도전은 계속 미루게 된다. 조금 더 성공을 누리고 싶다. 성공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그러나, 이럴 때 제일 필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진.’ 이다. 성공했지만, 성공에도 불구하고 직진. 내 큰 목표와 경험, 도전을 위한 또 다른 용기를 얻는 마법같은 주문이다. 마지막으로, 실패했을 때. 실패했을 때에는 실패의 슬픔과 다른 도전을 하기 무섭다는 두려움 때문에 이 주문이 떠오르기 쉽지 않다. 내가 한 노력들과 억울하고 아쉬운 결과가 나를 짓누르고, 그 힘듦에서 헤어나오기는 어렵다. 사실 이건 평생 극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을 하기 위함이다. 성공을 하기 위해 도전한 것이고, 실패는 성공이 아니기에 이 일의 마무리가 될 수 없다. 그렇기에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진이라는 주문을 또 외운다. 그게 재도전이건, 혹은 또 다른 도전이건 중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진.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슬픔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나는 직진하련다.